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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로 400년간 성별 바뀌었던 남성의 일생…33년 만에 스크린 오른다
(MHN 정효경 기자) 영화 '올란도'가 33년 만에 다시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8일 개봉하는 '올란도'는 16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엘리자베스 1세의 총애를 받던 귀공자 올란도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올란도는 엘리자베스 1세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낭송한다. 여왕은 그에게 저택을 하사한 후 영원히 죽지도 늙지도 말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이후 올란도는 긴 잠에서 깬 후 자신의 성이 여자로 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올란도를 연기한 배우는 '천의 얼굴, 변신의 귀재'로 불리는 틸다 스윈턴이다. 그는 '올란도' 뿐만 아니라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모두 갖춘 '콘스탄틴'의 천사 가브리엘, '서스페리아'에서 노년의 남성 심리학자를 연기하는 등 성별과 나이, 경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해 왔다. 특히 국내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 '설국열차'로 이름을 알렸다.
틸타 위스턴은 '올란도'에서는 젠더의 개념을 허무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작품을 이끌어간다.
틸다 스윈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젠더에 대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쌍둥이 남매를 낳은 게, 누군가 나한테 던진 아주 재밌는 농담 같았다. 이제껏 남녀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작품을 실컷 만들었는데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다시피 남녀에겐 자연에 기인한 절대적인 고유의 차이와 그렇지 않은 차이가 있다"며 "내 가장 소중한 친구 한 명이 트랜스젠더인데 세 살 때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쌍둥이를 목욕시켜 준 적이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그때 제 딸이 그 친구의 성별에 대해 물었는데 내가 답을 내놓기도 전에 친구가 '상관없단다'라고 말했다. 이후 나도 다른 답을 주지 않았고, 딸 역시 답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딸이 무의미한 질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결론적으로 쌍둥이를 키우면서 일반화에 더 신중해졌다. 육아 경험은 내가 더 열린 마음을 갖도록 도와줬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틸다 스윈턴의 인식은 '올란도'가 지닌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1992년 개봉했으며, 한국에서는 1994년 공개된 '올란도'는 버지니아 울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소설 '올란도'는 시대를 초월하는 독특한 설정과 성 정체성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페미니즘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영화 역시 예술성과 실험성을 인정받았으며 퀴어 영화와 젠더 서사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꾸준히 언급됐다.
'올란도'를 연출한 감독 샐리 포터는 2022년 BFI와의 인터뷰에서 "여배우가 남장을 할 때, 여자를 너무 남자처럼 보이게 하려고 애쓰는 것은 실수라는 것을 항상 느꼈다. 관객은 피부와 수염 사이의 경계선, 접착제 같은 것을 찾느라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처음부터 여배우가 남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가정하고 작업했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관객들이 그 사실을 인지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라고 제작 비화를 전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의 특성을 모두 지닌 인물을 쓰려고 할수록,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개념은 더욱 우스꽝스러워졌고, 본질적으로 인간이란 남성과 여성 모두라는 생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털어놨다.
샐리 포터는 '올란도'라는 한 존재가 400년 동안 남자, 여자로 살았다며 "성전환의 순간, 올란도는 관객을 향해 같은 사람인데 성별만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만큼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관객 역시 "성과 시대의 굴레를 벗어난 주인공. 마지막 표정이 인상적이다", "틸다 스윈턴 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연기",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 중 손에 꼽히는 명작" 등 극찬을 쏟아냈다.
이처럼 '올란도'는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설정과 연출, 뛰어난 연기가 어우러지는 '올란도'가 이번 재상영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영화 '올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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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article is provided by MHN 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