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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건을 갈아가며"...스승의 마지막 길에 김신영이 지킨 '진심'

홍동희 선임기자|2025-09-27 00:00

(MHN 홍동희 선임기자) 늘 마이크 앞에서 웃음을 책임졌던 방송인 김신영. 그녀가 며칠 전, 10년 넘게 지켜온 라디오 DJ 자리를 갑자기 비웠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 故 전유성 님의 별세 소식과 함께 그 이유가 전해졌다. 

그녀의 '개인 일정'은 스승의 마지막 숨결 앞을 지키는 제자의 묵묵한 도리였다. 웃음 뒤에 감춰져 있던 그녀의 깊은 진심이 가장 슬픈 순간에 빛을 발했다.

김신영은 스승의 마지막 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진심은, 오히려 주변 동료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선배 개그우먼 이경실은 "김신영이 물수건을 갈아가며 스승님을 간호했다"며, 제자로서 정성을 다한 그녀의 모습을 전했다. 김학래 코미디언협회장 역시 "제자 중에서도 병상 옆을 지킨 이가 있었다"고 언급하며, 그녀가 스승의 마지막을 외롭지 않게 지켰음을 암시했다. '개인 일정'이라는 네 글자 뒤에 숨겨진 그녀의 헌신적인 시간들이었다.

김신영에게 故 전유성은 단순한 선배가 아닌 인생의 '멘토'이자 '은인'이었다. 김신영은 과거 여러 방송에서, 혹독한 다이어트와 공황장애로 힘겨워하던 시절 스승이 건넨 말 한마디가 자신을 버티게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한물 가면 보물이 된다." 세상의 기준과 인기에 흔들리지 말고, 너만의 가치를 단단하게 지켜나가라는 스승의 이 묵직한 위로는, 그녀가 연예계의 풍파를 견뎌내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녀가 방송 스케줄을 뒤로하고 스승의 병상을 지킨 것은 그 가르침에 대한 제자의 가장 진심 어린 응답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늘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방송인 김신영'의 모습에 익숙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그 웃음 뒤에 얼마나 깊은 의리와 진정성을 가진 '인간 김신영'이 있는지를 보게 되었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이끌어준 스승을 잊지 않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묵묵히 병상을 지키는 것을 택한 그녀의 선택은, '진심'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故 전유성은 평생에 걸쳐 '개그맨'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헌신했다. 그리고 그의 제자 김신영은 웃음이 없는 가장 슬픈 순간에, '사람'으로서의 진심을 다하는 모습으로 스승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그녀가 지킨 것은 스승의 마지막 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리'와 '진심'이라는, 우리가 잊고 있던 가장 소중한 가치였을지도 모른다.'

 

사진=김신영SNS, 사진공동취재단,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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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article is provided by MHN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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