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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세 번째 사망설"... 선 넘은 '가짜뉴스 공장', 이대로 괜찮나?

홍동희 선임기자|2025-10-03 08:00
AI로 재구성한 이미지입니다.
AI로 재구성한 이미지입니다.

(MHN 홍동희 선임기자) 오늘도 한 원로 배우가 유튜브 영상 속에서 몇 번이고 세상을 떠났다가, 소속사의 부인 기사로 겨우 되살아난다. 또 다른 배우는 교묘하게 조작된 이미지 하나로 하룻밤 사이에 사생활 논란의 주인공이 된다. '진실이 신발을 신는 동안, 거짓은 세상을 반 바퀴 돈다'는 말처럼, 연예계를 향한 가짜뉴스는 이제 통제 불가능한 속도로 대중의 인식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 허위 루머의 시대에, 배우들은 어떻게 자신의 이름과 품격을 지켜야 하는가.

# 클릭 장사와 알고리즘이 키우는 괴물

과거의 ‘증권가 찌라시’와 달리 지금의 가짜뉴스는 SNS와 유튜브 알고리즘이라는 강력한 확성기를 가졌다. ‘클릭 장사’를 목적으로 한 익명의 채널들은 자극적인 썸네일과 허위 사실로 가득 찬 영상을 대량 생산하고, 플랫폼은 이를 ‘관심사 기반’ 콘텐츠로 분류해 무차별적으로 퍼뜨린다. 이 구조 속에서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이름 아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사생활 보호의 권리는 ‘대중의 알 권리’라는 미명 하에 쉽게 묵살되고, 한번 퍼진 거짓을 개인이 바로잡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법적 대응과 팬덤의 방패, 다각화되는 생존 전략

이러한 공격에 맞서 연예인들의 대응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 ‘무대응’이 최선이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무관용 법적 대응’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소속사들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선처 없는 고소·고발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동시에 SNS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며, 거짓 정보가 여론으로 굳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진실을 알리기도 한다.

이 싸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주체는 바로 ‘팬덤’이다. 팬들은 이제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를 넘어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디지털 방패막’ 역할을 자처한다. 허위 루머를 발견하면 조직적으로 플랫폼에 신고하고, 소속사에 증거를 제보하며 법적 대응을 서포트한다. 이들은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는 사실상의 최전선 방어선인 셈이다.

# 개인의 싸움을 넘어, 제도의 보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배우 개인과 팬덤의 사투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허위 정보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채널과 이를 방치하며 트래픽을 즐기는 플랫폼에 대한 제도적 책임 강화가 시급하다. 유럽의 ‘디지털 서비스법(DSA)’처럼 플랫폼이 불법·허위 콘텐츠 유통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장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가 한 개인의 인격을 파괴할 권리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짜뉴스의 홍수 속에서 배우가 보여주는 품격 있는 대응은 역설적으로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주기도 한다. 뜬소문에 일일이 반박하며 감정을 소모하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며 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더 큰 신뢰를 준다. 허위 루머 시대, 연예인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진실’을 지키는 또 다른 주체로서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사진=MBC, 신애라SNS,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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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article is provided by MHN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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