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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사건까지 담았다"… 40년 만에 '흑역사'를 인정한 박중훈의 용기 [M-scope]
(MHN 홍동희 선임기자) 1990년대 충무로를 상징하던 '스타' 박중훈이 40년 만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섰다. 4일 열린 그의 첫 자전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졌던 실패와 흑역사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자리였다. 이는 단순한 회고가 아닌, 특히 2030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한 인생 선배의 묵직한 메시지다.
‘배우 박중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거침없는 에너지와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그는 간담회에서 "피가 펄펄 끓던 20대 시절, 시비가 걸리면 다 응징하려 했다"며 통제하지 못했던 과거의 분노를 솔직히 인정했다. 더 나아가, 1994년 대마초 흡입 사건이라는 자신의 가장 큰 '흑역사'까지 책에 담았다. “잘했든 못했든 전부 나”라며 "사람이 단단해지려면 자갈과 모래가 섞여야 한다"는 그의 말은, 과거의 실수를 지우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겠다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준다.
그가 펜을 든 이유는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함이었다. 박중훈은 "책을 쓰기 전보다 자존감이 올라가고 스스로 밝아졌다"고 고백했다. '국민 배우'라는 타이틀 뒤에서 느꼈을 공허함, 배우와 감독 사이에서의 정체성 고민,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아쉬움 등 인간 박중훈의 내면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은 그에게 일종의 치유가 된 셈이다. "작가라는 말이 쑥스럽다"면서도, 그는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얻었다.
이번 에세이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가 명확한 독자층을 향해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는 간담회 내내 "이 책이 2030세대, 소위 MZ세대에게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쉽게 좌절하는 현세대에게, 40년 인생 선배로서 건네는 진심 어린 조언이다.
책의 제목인 '후회하지마'는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말자"는 그의 삶의 모토를 담고 있다. 실패와 실수를 포함한 모든 경험을 자신의 자산으로 삼고 나아가겠다는 그의 다짐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과거를 정리한 그는 이제 다시 '배우'로서의 미래를 꿈꾼다. 박중훈은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마음에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식지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감독으로서의 경험과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쌓인 내공이, 그를 다시 카메라 앞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박중훈의 '후회하지마'는 90년대 스타의 단순한 추억담이 아니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며 과거와 화해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다음 세대와 소통하려는 용기 있는 시도다. 반성으로 더욱 단단해진 그가 작가가 아닌 '배우 박중훈'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그날, 그가 보여줄 '진짜 마음에 있는 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사유와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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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article is provided by MHN Sports.